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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ny`s Book Story
영화, 드라마, 시리즈

왕좌의 게임, 인물로 보는 철왕좌의 전쟁(02)

by 알럽써니 2021. 6. 7.

 

철왕좌를 둘러싼 왕좌의 게임

운명을 받아들이는 자와 운명을 개척하는 자

환경에 지배를 받다가 환경을 지배하는 자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는 자

스타크 가문의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보여주는 인생 드라마


드라마 시리즈 왕좌의 게임을 정주행하다 보면 주요인물들의 성장과 삶의 여정을 살펴보게 된다. 그 안에는 자신의 신념을 저버리지 않고 끝까지 정의롭게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 반면 주어진 상황에 적응하며 끊임없이 변절과 배신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보인다. 또는 자신의 정체성을 궁금해하면서 방랑자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옛 영화를 찾기 위해 힘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운명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운명을 거부하며 개척하려는 사람도 있고 원치 않는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권력의 편에 서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거대한 권력욕을 감추고 권모술수를 일삼으며 평생을 남을 속이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이런 다양한 인간 군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크게는 라니스터 가문과 스타크가문, 그리고 타르가르옌 가문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는 스타크 가문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옮기려 한다.

존 스노우 /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정, 영원한 까마귀

 

존 스노우는 에다드 스타크의 서자로 자라며 아버지의 애정 어린 사랑은 받지만 스타크 부인의 사랑은 받지 못하는 외로운 성장기를 겪는다. 그는 늘 자신을 무술로 연마하면서 언제든 전쟁터에 나가 싸울 준비를 하면서 여동생 아리아 스타크에게 든든한 오빠가 되어 준다.

늘 서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그는 어딘가 우울하고 슬퍼 보이는 눈동자를 가지고 있다. 그는 전혀 에다드 스타크를 닮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다른 스타크 형제들과도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아버지인 에다드 스타크가 킹스랜딩 대수로 떠나는 시점에 자신은 더 이상 스타크 가문에 있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북방 정찰대로 떠나면서 그의 험난한 인생 여정이 시작되는데 까마귀 정찰대는 결혼을 하지 않는 맹세를 함으로써 영원한 밤의 어두움에 맞서고 북벽 장벽 너머의 야인들의 습격을 막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는 정찰대에서 어리숙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샘웰 탈리를 만나 평생 친구가 된다.

존스노우는 늘 생각이 많은 사람으로 용기와 정의감이 있는 선택을 한다. 그래서 마음으로 믿고 따르는 동료들이 생겨나면서 정찰대의 다음 대장으로 승격된다. 그러나 평소 그에게 반감을 품은 기존의 정찰대원들에 의해 살해를 당하지만 당시 함께 있던 마법사에 의해 죽음에서 살아난다. 아마도 그가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라는 것. 분명한 이유가 있는 셈인데 결국 그의 정체성은 거의 시리즈의 끝부분에서 대너리스 타르가르옌을 만나면서 드러난다.

자신의 동생이기도 한 브랜 스타크가 세눈 까마귀가 되면서 기억해야 할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게 되어 에다드 스타크의 여동생이 대너리스의 오빠와 결혼한 후 태어난 아이가 바로 존 스노우라는 사실. 그는 그러한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되어 혼란을 겪는데 고모뻘이 되는 대너리스와 사랑에 빠진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존 스노우는 이미 너무도 많은 살상을 하며 피를 흘린 대너리스를 죽임으로써 모든 상황을 끝내고 자신이 있어야 할 곳 북방으로 추방당하게 된다.

존 스노우라는 인물은 리더로서의 큰 자질을 가지고 있고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눈과 용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권력에 대한 욕심이 그리 많지 않은 사람이다. 그가 형 롭스타크를 대신해 북방 왕으로 추대되었을 때에도 북방에서 밀고 내려오는 어둠의 마왕과 인류의 생존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함을 알고 있었기에 과감히 여동생 산사 스타크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하고 대너리스를 만나러 갈 수 있었다. 그는 매 순간마다 정의롭게 행하려고 노력했고 따뜻한 인간미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것은 아마도 까마귀 정찰대로 살면서 겪어야 했던 고난과 서자로서 견뎌야 했던 인고의 세월 때문이 아닌가 싶다.

사실, 왕좌의 게임 시즌 8을 다 보고 난 후, 각본에 상당한 실망을 하게 된다. 존 스노우가 원래의 타르가르옌의 적자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진정한 철왕좌의 주인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대너리스를 죽였다는 이유 때문에 북방으로 추방당하는 시나리오는 그간 보여주었던 세밀하고 섬세한 각본에는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실망이 된다. 마지막 철왕좌의 주인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투표나 찬반을 통해 이루어진 것 자체가 너무 억지스럽다는 느낌이 들고 존 스노우를 변방으로 쫓아낼 아무런 명분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럭저럭 시즌 8까지 잘 끌고 왔지만 어쨌건 마지막 결말은 그리 썩 내키지 않는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들어 좀 더 명분이 있고 그럴싸한 결말이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아쉽기만 하다.

롭 스타크, 왕의 기질을 가졌으나 공과 사의 구별이 필요한 사람

 

에다드 스타크가 죽은 후, 북방 왕으로 추대된 롭 스타크는 스타크 가문의 장남으로 왕의 자지를 갖춘 사람이기도 하다. 용기와 신의를 갖춘 그는 아버지를 닮아 많은 부족을 하나로 연합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전쟁에서 연전연승하던 그는 사랑에 빠지게 되고 전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만류에도 불구하고 결혼까지 한다. 이것은 하나의 자만심으로 비친다.

사람은 언제나 높은 곳에 올라가면 자신의 걸어왔던 자취를 살펴보며 겸손해져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인간이 그렇듯, 자만과 교만이 눈을 뜨기 시작하며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억지를 부려서라도 이루려 애를 쓴다. 롭 스타크 역시 전쟁에서 만난 여인과 사랑을 하고 롭을 도왔던 가문과 혼인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이는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한 처사로 왕의 기질을 가졌지만 커다란 실수로 남게 된다. 자신과의 혼인을 약속했던 가문에 배신을 하고 대신 사촌을 혼인시키는 자리에서 결국은 함께한 병사들과 아이를 밴 자신의 아내와 함께 몰살 당하게 된다.

아버지의 복수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모였던 부족들은 롭 스타크의 잘못된 처신으로 복수를 당해 몰살 당함으로써 다시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 이러한 불안한 북부를 하나로 묶어줄 진정한 리더는 과연 누구일까...

예나 지금이나 남아일언 중천금이라는 말처럼 맹세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롭 스타크는 사랑이라는 이유로 약속을 어겼고 그에 대한 대가는 혹독하게 당하게 된다. 그리고 피를 부르는 복수는 다시 복수로 이어져 목숨을 대가로 치러야 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롭 스타크의 복수는 결국 아리아 스타크에 의해 아무도 모르게 이루어지기 때문.

 

산사 스타크, 권력에 의해 이용당하는 소녀에서 권모술수를 겸비한 리더로...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사람이 산사 스타크. 그녀는 시골에서 벗어나 화려한 도시 킹스랜딩의 왕비가 되기를 꿈꾼다. 그녀의 욕망과 꿈은 주변의 권력과 힘에 의지해서라도 반드시 이루어 나가는 집요함과 간계스러움까지 겸비하고 있다. 이러한 그녀의 성품은 상황 상황마다 전개되는 구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바, 그녀가 감옥에 갇힌 아버지를 이용해 롭 스타크에게 보냈던 편지는 순수한 소녀의 모습이라고는 생각하지 어렵다.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아버지의 목숨을 담보하기까지 하는 그녀의 계략은 언제나 계략과 거짓말이 난무하는 피터 베일리쉬와 어딘가 모르게 닮아있다.

그래서일까. 피터 베일리쉬는 산사 스타크의 엄마를 동경하는 마음을 산사에게서 찾으려 했던 까닭이 자신과 닮아있는 모습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그녀는 조프리의 잔인함을 알면서도 왕후가 되기 위해 모든 비굴함을 참을 수 있었고, 이후 자신의 목숨이 위태롭자 난쟁이 티리온 라니스터와 결혼하는 것을 동의하기도 한다. 또한 언제나 주변에서 맴도는 베일리쉬를 통해 언제나 상대방의 허를 찌르는 거짓말과 계략을 배우며 점점 자신의 욕망을 조금씩 드러내며 상황을 주도하는 주도면밀함까지 갖추게 된다.

북방 왕으로 추대된 존 스노우 대신 북부를 치리하는 것을 마다치 않으며 그녀가 떠올린 표정은 사뭇 자신감이 있었다. 또한 존스노우의 정체를 듣고 은근히 티리온 라니스터에게 정보를 흘려보내며 이간질을 하는 모습은 그녀의 정체성이 굳어지는 장면이기도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존스노우를 북방에 보내는 결정을 내릴 때도 그녀는 함구했으며 북방을 독립지역으로 선포하고 자신이 왕관을 쓰는 장면에서는 그녀의 오랜 숙원이 이루어지는 순간임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은 환경에 따라 바뀐다. 그러나 내재되어 있는 본성과 코드가 맞아떨어져야 자신의 정체성이 제대로 발현하며 운명이라 부르는 상황을 이끌어 간다. 산사 스타크는 어쩌면 비열할 수 있는 자신의 정체성을 베일리쉬에 의해 교육받고 훈련받으면서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고 거기에 스타크 가문의 핏줄에서 이어진 용기와 정의감이 더해져 마지막에 군왕의 자리에 앉을 수 있게 된다. 역경은 사람을 강하게 만드는 힘을 부여하는 것을 보게 된다.

 

아리아 스타크, 운명 지어진 길을 가야 하는 소녀

 

아리아 스타크는 어릴 적부터 칼과 활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했다. 한마디로 잘못 타고 태어난 성별.. 그러나 그녀를 묵묵히 바라보며 그녀의 성장을 지켜본 아버지 에다드 스타크는 그녀의 운명을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그녀는 아버지가 단두대에서 목이 잘리는 장면을 보면서 가족과 생이별을 한다. 여자임을 속이고 남자 행세를 하면서 만나게 된 사람들. 그리고 이어지는 길고 긴 여정 속에서 자신이 꼭 죽이기로 한 사람들을 한 명씩 죽이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을 만나 운명처럼 그에게서 복면의 살인 기술을 배우게 된다.

은밀하게 숨어들고 아무에게도 자신을 나타내지 않는 기술을 통해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간다. 그러나 그 길이란 것은 결국 아버지를 죽인 원수에 대한 복수였고, 오빠 롭 스타크에 대한 복수였다. 그리고 얼음 마왕을 마지막으로 죽인 장본인이다. 존스노우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언제나 든든한 힘이 되어 주는 아리아는 결국 자신의 의지대로 망망대해로 나가 모험을 하는 사람이 된다.

 

브랜드 스타크, 세눈 까마귀에서 철왕좌의 주인으로

 

제이미 라니스터에 의해 높은 곳에서 떨어져 반신불수가 된 브랜드는 자신의 꿈에서 또는 현실에서 나타나는 세눈 까마귀의 암시를 받아들이면서 자신이 받아들여야 할 운명을 피하지 않는다. 사실, 매우 미스터리한 인물로 마지막 시즌 8에서 그가 한 말은 시즌 전반에 걸쳐 이어온 대사와는 맞지 않는다.

브랜 스타크는 자신은 세눈 까마귀로서 전혀 다른 인격체로 살게 될 것을 받아들이고 온 세계의 기억을 가진 마지막 세눈 까마귀라는 사실에 마치 모든 것을 초월한 느낌을 주며 신비감을 주어왔다. 그러나 마지막 시즌 8에서는 철왕좌에 앉는 주인공이 되면서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며 철왕좌의 주인이 되는 것이 마치 숙명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어딘지 어색한 부분이라 실망과 함께 아쉬움을 남긴다.

왜냐하면 전대 세눈 까마귀는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면서 오직 세상의 기억을 보존하는 일에 온 정신을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브랜 스타크 역시 자신이 가야 할 운명이라는 점에서 늘 이야기해 왔고 왕좌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모든 상황이 바뀌어 왕좌에 앉는 이야기 구성이라니... 뭔가 답답한 느낌이 들 정도다.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할 부분은 어떤 일에든 그에 맞는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브랜이 반신불수가 된 이면에는 그것이 그의 운명이라는 것. 그래서 받아들이고 나면 또 다른 새로운 국면이 찾아오게 된다는 사실에 우리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서 용기 있게 맞서는 브랜 스타크의 모습은 우리의 삶 속에서도 적용돼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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