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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ny`s Book Story
영화, 드라마, 시리즈

우정과 배신 그리고 사랑. 왕좌의 게임 (03)

by 알럽써니 2021. 6. 9.

 

철왕좌를 둘러싼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 인물들

주군을 향한 신뢰와 복종

친구를 향한 믿음과 우정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배신과 음모

이 모든 것을 한 편의 드라마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총 8개 시즌으로 구성되어 마지막으로 향할수록 열광하게 만들었다. 총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어린아이였던 배우가 성인이 되기도 했고 앳된 소녀 같은 배우가 성숙한 여인으로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다. 비록 드라마이긴 해도 꾸준히 8년을 이어가며 배역을 소화해 내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 시즌이 오래도록 이어지는 경우는 그만큼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는 증거로 이에는 배우들이 도태되지 않고 끝까지 시리즈의 배역을 잇는 경우라 할 것이다. 어떤 경우는 중간에 중심배역을 맡은 배우가 바뀌어 시즌을 마무리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점에서 8년의 긴 시간 동안 배우들이 저마다의 배역을 끝까지 소화해 낸 것은 박수를 받아 마땅한 것 같다.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은 우리 인간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유형을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권력의 최고 중심에 있었던 라니스터 가문의 세르세이, 제이미, 티리온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다음으로 스타크 가문의 형제들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 외 주요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가기로 한다.

 

대너리스 타르가리옌, 철왕좌의 후손이자 용의 어머니

 

대너리스 타르가리옌은 철왕좌의 주인이었던 타르가리옌 미친왕의 딸로서 용을 다룰 줄 아는 가문의 후손이다. 그녀는 자신의 왕권을 찾으려는 오빠에 의해 도트락의 군주에게로 팔려가듯 아내가 되었지만 적응력이 남달랐던 그녀는 도트락의 칼 드로고의 아내로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오빠의 죽음을 바라본다.

그리고 남편 칼 드로고와 함께 바다를 건너 철왕좌를 되찾으려는 과정에 예기치 않은 사고로 남편이 죽게 되자 따르던 무리가 떠나고 고난을 겪는다. 그런 과정에서 예물로 받았던 용의 알에서 용이 부화하고 불타는 잿더미 속에서도 타지 않는 용의 어머니로 태어난다.

대너리스는 어리숙하고 순수한 소녀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용과 함께 세상을 정화시키려 한다. 무혈로 진압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노예들이 해방되고 호사를 누렸던 부자들은 하루아침에 재산을 잃게 된다. 그러는 과정에서 군주의 위엄을 세우려는 대너리스는 노예들에게 잔인했던 주인들을 그와 똑같은 방식으로 형벌을 주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잔인성을 드러낸다.

그러나 군주의 위엄과 노예들의 응원을 얻은 대너리스는 승승장구하며 모든 도시를 통합하기에 이른다. 그러는 사이 북쪽 마왕과의 전쟁을 치르게 되고 존 스노우와 사랑에 빠지지만 이내 존 스노우가 자신의 조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덮고 자신이 철왕좌의 자리에 앉아 함께 왕국을 치리하자고 제안하지만 킹스랜딩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용과 함께 온 도시를 불태우고 무너뜨리는 광경을 보면서 마음의 갈등을 갖게 된 존 스노우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마지막 남은 용은 자신의 어머니인 대너리스를 데리고 어디론가 날아간다.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에서 잔인성을 띤 두려움의 상징이 된 대너리스 타르가리옌. 사실, 그녀가 오빠의 정치적 계산과 탐욕에 의해 야만족이나 다름없던 도트락부족 칼 드로고에게 보내졌을 때만 해도 세상을 모르는 순수함이 빛났다. 그러면서 자신의 내면의 힘을 알아가는 과정과 남편을 사랑하기에 부족을 더없이 아끼는 장면에서는 여성이지만 강한 면모를 보여주며 강인한 군주로서의 면모를 갖추어 가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지혜 있고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으며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줄 알고 겸손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면서도 위엄을 잃지 않는 강인함과 엄숙함, 너그러움까지 골고루 갖춘 여왕으로 성숙해 가는데 아마도 그녀와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하며 늘 곁에서 올바른 길로 안내하려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어느 순간 자신의 야망이 그녀를 집어삼키고 점점 세상에 대해 눈을 뜨게 되면서 귀가 닫히게 된다. 자제력을 잃는 순간에는 가장 잔인해질 수 있음을 그녀는 행동으로 보여주며 더 이상 위엄 있는 군주가 아닌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갔던 것.

결국 군주라는 것은 오래도록 권력의 맛을 보게 되면 그 맛에 취해 독이 되게 되는 것 같다. 끝까지 겸손하고 겸허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 시즌 8을 종결하면서 어쩌면 그녀의 죽음은 가장 완벽한 시나리오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티온 그레이조이. 배신의 아이콘이지만 양심을 속일 수 없는 죽음

 

티온 그레이조이는 가장 많은 연민을 가지게 하는 인물이다. 아마도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에 해당하는 인물이 아닐까... 그는 강철군도 발론 그레이조이 가문의 서자로 서러움을 받으며 자랐다. 그러던 가운데 버림을 당하고 에다드 스타크에의해 거두어져 스타크 가문에서 따뜻한 보살핌과 형제애를 나누며 자란 사람이다. 그는 늘 평범한 모습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일이 없지만 형제들과 함께 사이좋게 지내며 언제나 그들 편에 서 있기를 원했다.

그러나 이런 소심하고 평범한 사람이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 마음속에 내재된 야망에 불이 집혀진다면 그동안 존재감 없던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판단을 쉽게 내리게 된다. 야망이라는 것은 그렇게 순식간에 드러나 믿음과 신뢰로 이어진 관계를 깨고 배신으로 등을 돌리게 한다. 그것이 보통 사람들의 약한 심성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다. 그러나 마음속에는 언제는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자리하고 있고 언젠가는 꼭 은혜를 갚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러나 현실에 한 번 휘둘리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려 더 이상 자신을 지키기 어렵게 되는 인간 유형이다.

티온 그레이조이 역시 롭 스타크를 위해 강철군도에 있는 아버지에게 군대를 빌리러 갔다가 오히려 스타크가문을 역으로 치고 들어온다. 배신. 그렇게 스타크 가문을 짓밟은 티리온은 배신의 쓴맛을 스스로 경험하며 기나긴 세월을 벌레처럼 살아간다. 그리고 가까스로 살아남은 티리온은 자신이 누구인지, 누구였는지를 깨닫고 북쪽 마왕과 맞서서 싸울 때는 스타크 가문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는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마음의 빚을 내려놓았다.

믿음과 사랑에 대한 배신은 그것이 언제가 됐든, 쓰라린 결과로 돌아온다는 것을 티리온 그레이조이를 통해 배울 수 있다. 심성이 연약한 보통 사람에게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적 배신, 그리고 늘 평범했기에 두드러지지 않은 삶에서 자신을 나타내고 싶어 하는 마음은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바. 영웅이 되고 싶은 마음에 지펴진 불을 잘 다스리지 못한다면,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언제나 실수투성이가 되고 말 것이다.

 

샘 웰 탈리, 자신의 소신을 다하는 진정한 용기를 가진 사람

 

샘 웰 탈리는 탈리가문의 적자지만 칼 대신 책을 잡고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아버지에 의해 북방 수비대 까마귀가 된 샘은 뚱뚱하면서 연약해 보이는 자신을 왕따시키는 수비대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봐주는 존 스노우와 친구가 된다.

그는 비록 칼을 쓰는 데 서툴고 사람을 죽이는 데 서툴지만 마음은 착하고 선하며 현명한 지혜를 가졌다. 또한 어떤 어려움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뚝심과 용기를 가진 사람으로 죽음에 몰린 아기와 여인을 사랑으로 끝까지 보살피는 사람이기도 하다. 결국 그는 존 스노우 곁에서 끝까지 함께 하며 마지막에는 현사가 되기도 한다.

사람의 인연은 어느 순간, 어디에서 이루어질지 알 수 없다. 사람의 겉모습만 바라보고 판단하기 보다 진정한 내면을 바라볼 줄 아는 현명한 눈이 필요하다. 눈은 마음의 창이기도 하다. 선한 눈, 현명하고 용기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은 언제나 함께 할 수 있는 보배라는 생각이 든다.

 

조라 모르몬트,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군주 곁을 지킨 남자

 

대너리스 곁에는 언제나 조라 모르몬트가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킹스랜딩의 첩자였지만 대너리스의 순수함과 아름다움과 현명함, 자비로움에 마음을 빼앗겨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언제나 그녀가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수많은 위험 속에서도 그녀를 지켜주는 용맹함을 보여준다.

때로는 그가 밀정이었다는 사실 때문에 쫓겨나기도 하지만 그녀에게로 향하는 순수한 사랑은 죽음을 무릅쓰고 그녀 곁으로 향하게 했고 결국에는 대너리스를 지키려다 죽음을 맞게 된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선 순수한 사랑. 가질 수 없는 오직 바라만 봐야 하는 애절하고 아픈 사랑이지만 언제나 꿋꿋하게 내색하지 않고 그녀를 지킨다. 손에는 검을 들고 싸우지만 눈은 언제나 대너리스를 향하며 말로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눈빛에 담고 있다. 아마 이런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조라 모르몬트의 표정만 보아도 공감하지 않을까...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에는 인간사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유형의 인간들을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그 외에도 피터 베일리쉬 같은 유형의 사람을 통해서도 속을 알 수 없을 정도의 표정과 눈웃음. 상대의 전략을 파악하고 한 수 더 위에서 계략을 펴는 간교함과 뱀 같은 지혜를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속고 속이는 사람들과 이보다 한 수 위에서 내려다보며 더 큰 계략을 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의 흐름 속에서 진실을 찾는 사람들과 이용당하고 이용하는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과 비범한 사람들. 가진 자들과 없는 자들, 권력을 가진 자들과 권력을 차지하려는 사람들. 이 모든 인간 군상들이 오늘날의 우리 현실과 다르지 않은 듯하다.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좀 더 현명해지는 이유가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이다. 그를 통해 경험적으로 배우고 알게 되는 지혜가 쌓이기 때문인데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에는 직접 경험하지 않아도 만나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더 많은 인생 경험을 하게 되고 사람들을 보는 눈이 생기는 듯하다.

거대한 전쟁, 그리고 그 속에서 피고 지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멋지게 펼쳐지는 드라마. 아직 못 본 사람이 있다면 꼭 한 번 정주행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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