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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unny`s Book Story

서미영시집 제가 사랑하겠습니다

by 알럽써니 2021. 5. 31.

제가 사랑하겠습니다. 

제가 먼저 사랑하고 또 사랑하겠습니다.

 

사랑이란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는 것이라 더 좋습니다.

서미영 시집 '내가 사랑하겠습니다'는 아주 편안하게

느긋하게, 부드럽게, 여유있게 

마음 속으로 내려 앉습니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마음에 남아 있는 아픔이 얼마나 아련한 것인지 잘 안다.

그 아픔을 묻어두고 상처가 아물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도.

그래서 시인의 이야기가 더더욱 차분히 가슴에 들어온다.

 

시를 읽는다는 것. 

너무 어려운 말이 아니라 평범한 문장 하나로도

마음을 눈녹듯 녹여주는 것.

그래서 '제가 사랑하겠습니다'를 천천히 음미한다.

 

이별 후유증

 

이별, 그건 아픔이다. 열병과도 같은 것. 그래서 온 몸이 산산조각나는 고통을 견뎌내고 다시 새 살이 돋은 후에야 비로소 잊게되는 열병. 헤어짐으로 다시는 아프지 말자고 다짐하지만 어디 사람사이가 그리 쉽게 다짐처럼 되던가. 

 

이별의 후유증은 깊은 열병을 앓고 난 후에야 사라지는 약이 없는 것이다. 시인은 그 아픔에 대해 마음을 다독이듯 위로의 말로 마음의 상처 위에 부드럽게 연고를 발라주고 있다. 

 

-이별 후-

너와 사랑했을 땐 그렇게 반갑던 아침 햇살이
네가 없는 오늘은
그 햇살을 맞이하기가 두려워

너 없이 어떻게 하루를 보낼지
아니, 너를 만나기 전엔
내가 어떻게 하루를 보냈는지 잊어버렸어.

난 분명 너만 잃었는데
나도 잃어버렸어.
-당신의 향기-

당신의 생김새가 이젠 기억나지 않습니다.

당신의 목소리도 이젠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향기는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잘 모르시겠지만
당신에게선 항상 좋은 향기가 났습니다.

오늘 거리를 걷다
문득 뒤돌아보고 말았습니다.

당신인 줄 알고
가슴이 순간 철렁했습니다.

아,
내 심장도
아직 당신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설렘으로 다가온 그대

 

그렇게 이별을 하고 다시 사랑을 한다. 그것이 사랑일거라는 확신이 서기까지 수많은 설렘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는 시간. 그 시간만큼 행복한 것은 또 없을터. 

 

전화번호를 특별한 알림으로 저장하고, 혹여 그사람 눈에 띨까하여 주변을 맴돌다 마치 우연인것처럼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차 한잔을 건네기도 한다. 어쩌다 닿는 손길에 온몸이 찌릿하고 밤새 잠 못이루며 눈을 감고 있어도 그사람의 미소가 떠올라 피곤함을 잊는다. 그건.. 말이지.. 사랑이라는 거야..

 

누구에게나 다가온 그 사랑. 잠시 시인의 이야기에 눈을 감고 음미해보면 어떨까.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내 마음이 그댈 향하네요.

나도 모르게
내 눈길이 그대만 바라보네요.

나도 모르게
틈만 나면 그대 모습이 떠오르네요.

이렇게 그대 생각만으로도
마냥 미소가 지어지네요.

맙소사

나도 모르게
그댈 사랑하게 되었네요.

-수줍은 고백-

내가 지치고 힘들 때
연락 오는 사람이
당신이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꽃길을
같이 걸을 수 있는 사람이
당신이면 좋겠습니다.

따사로운 아침 햇살을
같이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당신이면 좋겠습니다.

소낙비

우연히 내린 소낙비에
한 우산 속의 그대와 나

두근대는 내 심장 소리
그대에게 들키지 않게

그대 어깨 흠뻑 젖어
내게 한 걸음 더 가까이 올 수 있도록

소낙비야 멈추지 말고
더 세게 내려주렴.
-행복한 당신-

그리 잘 생기기 않았습니다.

그리 매력적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리 가진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제 맘은 다 가지셨습니다.

그대 가슴에 반짝이는 별 하나

 

행복이란 지금이다. 그래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고 또 사랑한다. 때로는 힘겨운 가시밭길에 찔려 고통스럽지만 함께라서 견딜 수 있는 동무. 우리는 그 사람을 반려자라고 부른다. 

 

어차피 함께 갈 동반자라면 서로 예쁜 것만 바라보고 응원해주는 사이가 되면 어떩까. 처음 만났을 때 간직했던 콩깍지를 그대로 붙여두고 영원히 벗겨지지 않도록 본드를 발라가면서 말이다. 

 

혼자가 아닌 둘이라 더욱 감사하고 외롭지 않은 그 길을 갈 수 있음에 더욱 힘이 나는 사이. 운명은 인생의 콩깍지들로 가득채워지길 바라는 지 모른다. 

 

-콩깍지-

시력이 좋아지는 걸 먹어도
렌즈를 바꿔 끼어도
안경을 바꿔보아도.

약이 없대요.

당신을 바라보는
내 눈에 콩깍지가 씌인 건
아무런 약이 없대요.
-나는 행복합니다.-

오늘처럼
해맑은 아침 햇살을 반길 줄 압니다.

때론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도
즐길 줄 압니다.

어린아이의 미소를 보며
행복을 느낍니다.

오늘 마주친 사람들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합니다.

매일 하루하루 감사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고로
나는 행복합니다.
-우리 그렇게 살아요-

예쁜 것만 보고 살아요, 우리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아요, 우리

세상 어지럽고
꼴사나운 것 투성이지만

눈 딱 감고
그렇게 살아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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